예~전에 신제품들이 출시되지 않고 기존의 구할 수 있는 한국 라면은 거의다 먹어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라면들만 남겨뒀을 때
세계화 추세에 맞춰 나도 가잣! 세계로! 를 외치며 세계의 라면을 모두 먹어볼 생각이었다.
근처에 외국인 식자재 마트 같은게 있어서 태국,베트남,중국 등의 생소한 라면을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5개 정도 먼저 사와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중에 먹었던 라면중 하나가 위 사진의 저것인데
난 봉지라면으로 먹었었다.
봉지도 보라색...
캉시푸라는 중국의 거대한, 우리나라로 치면 농심 같은 식품회사인데 중국내에선 라면 점유율 1위로 알고 있다.
종류도 다양해서 50종 이상이었나? 여튼 되게 많았다.
우왕 아직 먹어볼 라면이 가득하구나! 생각하며 몇개 맛보고 저걸 마지막으로 맛 봤는데
세상에... 지금까지 먹은 그 어떤 라면,음식 보다도 끔찍했다.
안에 발효된 푸른 채소가 들어있는데 먹는데 무리는 없었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미지의 맛이 날 괴롭혔고 그 끔찍한 맛 때문이었는지
2주짜리 독감에 걸려 끙끙 앓다가 외국라면들은 간만 보고 발을 빼게 되었다.
보라색은 게임에서도 만화나 영화에서도 '독'을 상징하는 색이다.
내 생각엔 저 회사에서 그런점을 노려 위험을 알리려고 패키지 디자인을 보라색으로 하지 않았나 싶다.
무튼 그런 끔찍한 경험이 있고 몇년이 흘러 난 다시 외국 라면에 도전하려고 한다.
중국라면을 집어드는 내 모습을 몇년 전에 지켜봤던 친구가 '드디어 다시 도전하는구나'라는 평을 남겼다.
'시식'이 아닌 '도전'인것이다.
캉시푸의
소고기라면.
앞의 한자는 모르겠다만 크게 써있는
우육면이라는 글자는 나도 안다.
그외엔 아무것도 모른다.
红烧牛肉面 홍샤오 니우러우미엔 라고 읽는 것 같다.
잠깐 찾아보니 홍샤오는
[(요리 방법의 하나로) 고기나 생선 등을 살짝 볶은 다음, 간장을 넣어 색을 입히고 다시 조미료를 가미하여 졸이거나 뚜껑을 닫고 익히다. ]
라고 백과사전에 나온다.
예전에 먹었던 캉시푸의 라면은 그래도 조리방법이 직관 적으로 나와있어서 그거 따라서 해먹었었는데
이건 뭐 아무것도 안쓰여있다...
다행히 한국어가 쓰여있는 스티커가 무성의하게 붙어있는데 거기에 조리법이 쓰여있다.
물 500ml에 스프 다넣고 4분.
내용물 보자.
면이다.
중국말로 미엔~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키면서 좀 유식해 보이려면 짜장미엔~ 하나 주세욧! 하고 말해보자.
그러면 주변의 사람들이 놀라움 가득한 눈으로 당신을 조선족 쯤으로 알 것이다.
건더기.
이것저것 큼직큼직 많이 들어있다.
노란건 계란
파란건 대파 양배추 같은 것들
빨간건 당근
갈색은 소고기가 들어간 콩고기
하얀색은 어묵...같은거 새우어묵 정도 될것 같다.
사진상으로는 큰건지 어쩐건지 크게 구분이 안가지만
직접 보면 크고 많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의 라면도 건더기 양이 많은 라면이 있지만 끓이고 나면 많다는 생각이 별로 안드는 반면
이건 끓이고 나서도 많구나 싶은 느낌이 든다.
이건 기본 라면스프인듯.
확대해서 보면 미원.MSG의 결정도 보인다.
성분표를 보면 헥산계 조미료도 같이 쓰인듯 보인다.
보통 한국 라면의 건더기 양을 깔 때
신라면 컵버전을 일본과 한국버전으로 나눠서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라면에게도 캐발리는 한국라면의 건더기 양을 새삼 느꼈다.
이건 빨간 스프에 들어있던거...
심각하게
똥같다.
예전에 외국 라면들 리뷰를 그만둔 이유중 하나가
봉지 라면의 면빨엔 그래도 익숙해졌는데 아직도 컵라면 스러운 탄력없는 면은 너무 쉽게 질린다.
외국의 라면들이 대부분 끓이기 보단 뜨거운 물을 부어 익혀 먹는 타입이 많아서 식감도 컵라면 스러운데
그래서 포기 했던 부분도 있었다. 이번에 사온 라면들은 모두 끓이는 방식이라 맘에 든다.
끓이기전 라면 부스러기를 조금 먹어봤는데
무척 짭짤하게 간이 되어있었다.
우리 나라 라면도 조미가 되어있는데 딱 알맞게 조미되어있는 반면
중국 라면은 짭짤하다 싶을 정도로 간이 세게 되어있어서 재미있었다.
면은 팔도의 컵라면 같은 느낌인데 약깐 뿔은 느낌?
탄력이 있다기보다 면 안에 기공이 없어 좀 단단한 느낌의 얇은 면인데 이상하게 퍼진 느낌이 난다.
건더기는 사진에 보이는 것 말고도 냄비에 더 남아있는걸 생각하면 건더기 양이 무척 혜자롭다는걸 알 수 있다.
다만 계란 건더기에선 계란 비린맛이 나고 콩고기에서는 묘한 고기 누린맛이 난다...
건더기가 많아서 좋고 건더기 마다 재료 특유의 맛이 나는건 좋지만 좀 이질적인 맛이 나서 구리다.
특히 콩고기에선 향신료로 조미가 되어서 그런지 어쩐지
내가 느끼기엔 냉동실에 오래 놔둬 말라버린 소고기를 물에 뿔려서 먹는 느낌이 든다.
닭고기 30% 소고기 500% 돼지 30% 합이 110%인 이상한맛...
하얀 건더기는 게맛살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아마 새우살이 아닌가 추정된다. 확실한건 어묵 종류라는 것.
라면에 둥둥 떠다니는 기름이 무척 매력있다.
한국 라면의 경우 대부분 고추기름 이라고 볼 수 있는데
라면을 튀길때 묻어나온 팜유와 스프에 들어있는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이 고추기름 처럼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냥 매운맛 나는 기름일 뿐인 것에 비해 이건 고기 기름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도 사실 팜유로 튀긴 유탕면이긴 한데. 단순히 고춧가루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건지 아니면 소기름 같은걸 넣은건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확인해보기로 하고. 무튼 이 라면 먹으면서 느낀건 돼지 지방에서 나오는 기름이든 소에서 나온 기름이든 고기의 기름은 무척 맛있으니 라면에 그걸 활용해 보는 신제품을 한국에서 개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팜유는 식물성 기름! 식물성은 몸에 좋습니다! 라고 헛소리하던 식품회사들이 만들지는 의문이다만 말이다.
국물은 중국의 우육탕을 떠오르게 하는 맛인데
사실난 우육탕 먹어본적 없다. ...
그냥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거다...
사실 이거 먹으면서 어디서 먹어본 맛인데...? 하고 한참 생각했는데
예전에 먹었던 라면이란걸 깨닳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국물이 그래도 먹을만 하면서 중국스러운 이국적인 느낌인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냥... 오향장육을 물에 희석시켜서 먹는 맛...정도 되겠다.
(물론 비슷한 정도지 같다는건 아니다.)
첨가된 재료들을 살펴보면
팔각,회향,산초 등이 눈에 띈다.
산초는 격하게 먹어본적이 있어 알겠는데 팔각과 회향은 글쎄... 많이 먹어보질 않아서 모르겠다.
아... 쌀국수의 그 육수와 오향장육의 맛 중간쯤 되는 맛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무튼 예전의 끔찍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하지 않는
생각보다 인상적인 라면이었다.
★ 의견 및 총평
★ 먹을만 하다. 한국라면이 질린다면 먹어보도록 하자. 다음에 먹을 한국 라면이 더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 마트에서 900~1500원 사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컵라면 버전은 양심없게 2500원에까지 파는 미친넘들이 있다. 1000원 내외로 구매하자.
★ 중국에 유학가서 자주 접하는 라면이라고 한다.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중국을 추억하고 싶을 때 종종 먹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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